▲ 부상에서 회복하고 도약을 노리는 장동규(24)

장동규(24)와 만남은 우연이었다.

장동규는 코리안투어의 유일한 매치플레이대회인 2011 먼싱웨어챔피언십 4강전에서 석종률(42)를 상대로 6홀을 남기고 7홀차 대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대회 우승자인 홍순상(31)에게 패해 4위에 머물렀지만 자신에 실력을 맘껏 뽐낸 그를 보며 '한 번 만나봐야 하겠구나' 맘 먹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던 터였다.

갑작스런 인터뷰 요청에 당황하는 모습과 수줍어 하는 웃음이 24살 '혈기왕성'한 청년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순수함과 원두의 커피향이 잘 어우러졌다.

# 요즘 어떻게 지내나?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Q스쿨을 통과하고 미흡한 쇼트게임을 보강하며 전문트레이너와 함께 매일 체력훈련으로 2012시즌을 준비했다. 시즌 내 대회에 출전하다 보면 막바지에는 체력이 고갈 돼 부담이 된다. 마지막 대회 마지막 홀까지 첫 대회처럼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거리를 늘리려고 한 운동이 아니라 근력을 키우려고 했는데 꾸준히 하며 스윙 교정을 통해 단점을 보안했더니 드라이버, 아이언 샷에 비거리까지 늘었고, 골프가 편해졌다. 또한, 자신감까지 얻었다.

# 지난해 코리안투어 개막전에만 출전하고 한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JGTO에 전념했나?

아니다. 개막전인 티웨이항공 오픈을 끝내고 비행기를 타고 집에 오니 밤 12시였다. 컴컴한 곳에서 백을 메고 들어가다 발을 헛 딛고 넘어져 왼손 새끼손가락에 골절상을 입어 대회에 나갈 수 없었다.

의사는 더 깁스를 하라고 권했지만 예정보다 일찍 풀고 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대회에 나갔다. 첫날 볼을 치는데 샷도 안되고 손에 통증이 심해 또 부러지는 게 아닌가 겁이 났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회를 치렀다. 물론 컷 오프 당했다.(웃음) 시드라도 유지하려고 계속 대회에 출전했지만 손가락에 힘이 없어 샷만 하면 클럽을 놓치는 등 후유증이 심해 모두 컷 오프 됐다.(웃음)

# 퍼팅 귀신이라고 소문 났던데?

(웃으며)사실은 퍼팅 기복이 심했다. 잘될 때 라운드 한 선수들은 '퍼팅 귀신'이라고 하고 못할 때 라운드 한 선수들은 농담 삼아 '너 프로 맞아?'라고 놀리곤 했다. 잘될 때는 18홀에 25개(홀당 1.38개)~26개(1.44개)로 끝내지만 못할 땐 30cm 퍼팅도 무섭다.

# 한동안 퍼터 입스에 시달렸다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지난해 8월 한국에 들어와 KPGA챔피언십에 출전해 박도규 프로님이랑 라운드를 하는데 집게그립으로 퍼팅을 너무 잘하는 거다.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그 때부터 집게그립으로 바꾸어 잘 되고 있는데 뭔가 부족했다. 고민하다 간식거리 사 들고 프로님 연습장에 찾아가 가르쳐 달라고 부탁 드려 비법(?)을 전수 받고 지금은 완벽히 적응했다.(웃음) 박도규 프로님께 항상 감사 드리고 있다."

▲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의 장동규

# 꿈이 있다면?

모든 프로선수의 꿈은 우승과 미국 무대에 서는 것이다. 내 맘도 똑같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선수로서 기본적인 것이고 난 골프팬들과 선후배 및 동료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 퍼터가 안 되는 아마추어 골퍼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한다면?

아마추어 골퍼들이 자신의 퍼팅 스트로크에 대해 의심을 하는데 '나는 똑바로 칠 수 있다 똑바로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미스를 했을 때 스트로크보다 잔디결이나 라인을 잘못 봤다고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홀에 넣는다고 의욕만 앞서기 보다 뒤에서 라인을 정확히 보고 홀을 배제한 채 그쪽 방향으로만 친다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우승 원년의 해로 삼았던 2011년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시련을 겪은 장동규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양대 투어를 뛰고 있다. 아직 우승 소식은 없지만 지난 달 17일 열린 JGTO 토오우미 하마쓰오픈 첫날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몰아쳐 선두로 나서는 등 올 시즌 생애 첫 우승을 향한 행보를 하고 있다.

올 시즌 장동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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