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아시안투어 볼빅 힐데스하임오픈(총상금 30만달러)이 21일부터 나흘간 충북 제천의 힐데스하임컨트리클럽(Par72.7천188야드)에서 열린다.

볼빅 힐데스하임오픈은 한국프로골프투어(KGT)와 아시안투어가 공동주관하고 J골프와 볼빅, 힐데스하임컨트리클럽이 공동주최하는 올 시즌 신생대회로 아시안투어 시드권자 41명, 코리안투어 시드권자 105명, 초청선수 7명 등 156명의 선수가 초대 챔피언 등극에 도전한다.

타이틀은 아시안투어인데 아시안투어 시드권자는 한국선수 중 중복시드(아시안투어와 코리안투어)를 가진 선수를 포함해도 40%가 안 된다. 아시안투어인지 코리안투어인지 정체가 불분명하다.

골프공 전문업제 볼빅 문경안 회장은 지난 4월 아시안투어 칼라한 회장과 이번 대회를 포함해 4년간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국내 용품업체가 아시안투어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것은 사상 처음으로 잘 된 일이고 축하할 일이다.

사실 이 대회의 전신은 지난해 단 한번 열린 볼빅군산CC오픈이라 할 수 있다. 편협한 시각인지 모르지만 국내투어가 사라지고 이름만 바꿔 아시안투어로 돌아 왔다고 할 수 있다. KPGA의 '밥그릇 싸움'과 인기 없는 남자투어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 연습라운딩을 하는 출전 선수들

볼빅이 아시안투어 타이틀스폰서로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해외시장 공략 중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문 회장은 타이틀스폰서 협약을 맺을 때 코리안투어 시드권자들의 대거 출전을 요구했다고 한다.

올 첫 대회에서 필드사이즈 156명 중 100여명 안팎의 코리안투어 시드권자가 출전하는 것을 보니 받아 들여진 모양이다. 역대 아시안투어가 주관하는 대회로는 전무한 일이다. 그런데 지난 4월 아시안투어가 언론사에 돌린 보도자료에 의하면 볼빅이 후원하는 대회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를 돌며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올 시즌 대폭 줄어든 코리안투어를 볼 때 우리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한 개라도 더 있어 반가운 일이지만 정체성이 불분명하다. 사실 이 대회는 원아시아투어의 성장에 위협을 느낀 아시안투어와 아시아시장에 진출하려는 볼빅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세계 골프 4대 강국으로 우뚝 선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투어가 아시안투어 시드권자보다 자국선수들 위주로 출전시키는 이 대회를 전 세계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아시아인이 볼 때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지난해 최경주(42)가 호스트로 나서 아시안투어로 열린 CJ인비테이셔널의 필드 사이즈는 120명이었다. 중복시드를 가진 한국선수를 포함해 절반이 넘는 아시안투어 시드권자 60여명이 출전했다. 이 대회는 아시아 전역에 방송됐다.

올 시즌 남자대회는 한일국가대항전인 밀리언야드컵을 제외하고 이미 치러진 4개를 포함, 13~14개가 열린다. 이중 유러피언투어와 아시안투어, 코리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가 3개, 원아시아투어 4개다. 코리아투어 시드권자 전원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는 절반인 7개 대회다.

이러다 코리안투어 자체가 사라질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낀다.

최웅선 골프전문기자  wschoi@golf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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